AI, 이제 ‘쓰느냐 마느냐’가 아닌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로

2026년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월마트·코스트코의 유통 AI부터 농업 현장까지, 비용 부담에 중국산 AI를 찾는 기업들과 AI 안 쓰는 사람도 모르게 쓰는 'AI 빌트인' 시대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AI, 이제 '쓰느냐 마느냐'가 아닌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로

AI가 일상이 된 2026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2026년 7월 현재, ‘AI’라는 키워드가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AI를 도입할까 말까”를 고민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어떤 AI를, 얼마나,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로 논의의 초점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유통·농업·공공서비스는 물론 창작 분야까지, AI는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었고, 심지어 본인이 AI를 쓰고 있다는 자각조차 없이 활용하는 ‘AI 빌트인(Built-in)’ 시대가 도래했다.

유통·농업 현장의 AI 전환 가속화

월마트와 코스트코 같은 글로벌 유통 대기업들이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주목받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재고 관리, 수요 예측, 고객 맞춤형 추천 등에 AI를 적극 도입하며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월마트는 매장 내 로봇과 AI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재고를 파악하고, 코스트코는 회원제 특성을 살려 구매 패턴 분석에 AI를 활용 중이다.

국내에서도 농업 현장의 AI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AI 이삭이’와 ‘AI 대동이’로 불리는 농업 특화 AI 솔루션들이 손을 잡고 스마트팜, 작황 예측, 병해충 진단 등에 투입되고 있다. 인력 부족과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던 농업 분야에서 AI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산업 존속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는 중이다.

치솟는 비용, 중국산 AI로 눈 돌리는 기업들

AI 도입이 보편화되면서 새로운 고민도 생겼다. 바로 비용 문제다. 오픈AI의 GPT-4나 구글의 제미나이 같은 선도적 AI 모델은 성능은 뛰어나지만, API 사용료와 라이선스 비용이 만만치 않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AI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알리바바의 통이치엔원(通义千问), 바이두의 어니봇(文心一言) 등이 대표적이다. 성능 면에서는 미국 빅테크 제품에 다소 뒤처질 수 있지만, 가성비를 따지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데이터 보안, 정치적 민감성 등의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어 ‘AI 주권’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AI 주권보다 ‘AI 협상력’이 중요한 시대

AI를 둘러싼 국제 경쟁이 심화되면서 ‘AI 주권’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자국의 데이터와 AI 기술을 독자적으로 보유·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AI 주권만을 고집하기보다 ‘AI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AI 주권 vs AI 협상력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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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AI 주권 AI 협상력
핵심 개념 독자 기술 확보 국제 협력·표준 참여
장점 데이터 주권 보호 빠른 기술 도입 가능
단점 막대한 투자 필요 기술 종속 우려

현실적으로 모든 AI 기술을 자체 개발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고, 필요한 기술은 협력을 통해 도입하되 핵심 데이터와 응용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더 실용적이라는 시각이다.

AI가 AI를 잡는 시대: 창작물 검증의 새 국면

공모전이나 공공 프로젝트에 제출되는 작품의 절반 이상이 AI로 생성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AI를 잡는 AI’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이 AI로 만들어졌는지를 판별하는 탐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셀바스AI, NC AI 같은 국내 기업들도 AI 생성물 검증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창작의 진정성, 저작권 보호, 공정한 평가를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 됐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AI 시대의 신뢰 확보를 위해 또 다른 AI가 필요해진 셈이다.

모르는 사이 AI를 쓰는 ‘AI 빌트인’ 시대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AI 안 쓰는 사람도 자신도 모르게 AI를 쓴다’는 현상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자동 보정, 검색 엔진의 맞춤형 결과, 이메일의 스팸 필터, 내비게이션의 경로 추천 등 일상 곳곳에 AI가 기본 탑재(빌트인)돼 있다.

애플은 그동안 AI 도입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제로는 시리(Siri), 사진 정리, 배터리 최적화 등에 오래전부터 AI를 활용해왔다. 다만 ‘생성형 AI’라는 화려한 마케팅 없이 조용히 통합했을 뿐이다. 오히려 이런 접근이 ‘AI 고점론(AI 기술 과열에 대한 우려)’이 나오는 시점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재난 예측부터 AI 변호사까지, 확장하는 활용 범위

AI의 활용 범위는 계속 확장 중이다. KBS는 재난 예측 분야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조명했다. 기상 데이터, 지진파, 산불 패턴 등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재난을 조기에 경보하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는 승객 응대와 운영 효율화에 AI를 도입했고, 법률 분야에서는 ‘AI 변호사’가 판례 검색과 초안 작성을 지원하고 있다. 심지어 ‘AI의 맛’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AI마다 고유한 특성과 ‘입맛’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질문에도 모델별로 정치 성향이나 답변 스타일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모두의 AI’를 향한 포용적 접근

정부와 공공기관은 ‘AI 세계 2위’를 목표로 ‘모두의 AI’ 정책을 추진 중이다. 디지털 격차 해소, AI 교육 확대, 중소기업 AI 도입 지원 등을 통해 전 국민이 AI 혜택을 누리는 ‘포용적 AI’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AI는 이제 일부 전문가나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농부도, 소상공인도, 학생도 각자의 영역에서 AI를 활용하는 시대가 왔다.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공정하게 활용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2026년 AI 화제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